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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는 회사생활에 익숙해하려 했던 것을 가장 후회한다. 

 

회사를 다녔던것을 후회한다는 게 아니다. 말 그대로 '익숙해하려 했던' 나 자신에 대해 후회한다는 말이다. 이직을 해봐야 결론이 너무 뻔했다. 한 동안 적응하고 나도 모르게 또 열심히 일하다 못견뎌서 퇴사하겠지. 한 회사에서 8~9년을 근무하며 거기서 결혼을 하고 거기서 아이를 낳은 어떤 과장에게 '대단하시네요. 어떻게 하면 한 회사에서 그렇게 오래 다닐 수 있어요?'라고 물어봤다. 

 

"눈하나 감고 귀하나 닫고 하고 싶은 말 반만 하면 돼요."

흠... 이미 나도 알고 있었다. 한 줄로 정리하지 못했을 뿐. 그 회사를 입사했을 때부터 한쪽 귀에 에어 팟을 꼈다. 주위에서 일어나는 일을 알고 싶지 않았다. 모르는 게 약이었다. 코로나도 있었지만 웬만하면 직원들과 점심도 피했다. 혼자 있으니 부정적인 이야길 할 일도 없고 책도 보고 영상도 보고 좋았다. 귀도 닫았고, 말도 많이 할 일이 없었다. 입사한 지 얼마 안 됐고 온라인 직원이 없던 회사여서 참여해야 할 회의도 많지 않았다. 눈 하나 감을 수 있었다. 나도 이젠 나이가 먹어 그렇게 회사라는 곳에 안정적으로 물들어 갈 수 있을 줄 알았다. 오래.. 그래도 몇 년은 다닐 수 있을 줄 알았다.

 

시간이 흐르고 내가 원하지 않아도 나를 찾는 이가 많아졌다. 내가 다른 팀 대리랑 일이 귀찮아도 물건 팔겠다는데  윗 간부가 회장 사촌 눈치 보느라 안된단다. 물건 팔아보겠다고 조건 다 따져 전달했는데 한 달이 지나도 제품 등록을 못하고 있다. 내가 그 업무는 못한다고 했는데도 끝까지 나에게 밀려온다. 눈을 감지 못하고 귀를 닫지 못한 나는 결국 입도 열고 말았다. 

 

'보자. 사직서가 어딨더라....'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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강의가 있어 다 작성을 못했다 조금 더 고민해서  브런치에 글하나 더 발행해야겠다.

 

 

 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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